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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 정관, 이제는 미리 준비하고 최적화하자 - 회사가 커질수록 중요해지는 정관 내용 -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이면 늦어 - 미리 최적화할 수 있도록 검토하고 준비해야
  • 기사등록 2025-02-01 15: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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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타임즈(cybertimes)=곽영신 법조전문기자]



대한민국에는 헌법과 법률이, 아파트에는 관리규약이, 회사에는 정관이 있다. 대한민국이 헌법과 법률에 따라 운용되고 있듯이, 정관은 회사를 어떤 목적으로 어떻게 운용할 것인지 정한 것이다. 따라서 회사를 설립하기 위해서는 정관의 규정이 필수다. 


첫번째 문제는 회사를 설립하는 사람의 입장이다. 사업주 입장에서는 당장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지, 정관을 작성하기 위해 상법을 공부할 여유가 없다. 그래서 과거 설립된 회사들을 보면, 거의 천편일률적으로 법무부 표준정관을 그대로 차용하여 회사 정관으로 삼은 경우가 많다. 회사 설립 업무를 직접 처리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대개 외부에 의뢰하기 마련인데, 법무부 표준정관의 경우 적어도 틀리거나 부족한 내용은 없으므로 의뢰받은 입장에서는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편하기 때문이다. 


두번째 문제는 법무부 표준정관의 경우 상법 규정을 옮겨 붙여 놓은 것이므로 내용이 상당히 엄격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표준정관의 경우 상법에만 충실할 뿐, 정관에 규정이 있어야 받을 수 있는 세제혜택이나 경영상 편의성 또는 상법에 '정관에 규정하면 가능하다'는 추가 기능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내용이 부족하다고도 할 수 있다.


회사 설립 초기에는 정관의 규정이 어떠하든 사실 별 상관이 없지만, 회사가 성장하여 규모가 커질수록 부족한 부분들이 문제가 된다. 그러다가 외부 컨설팅 제안을 받고(예컨대 퇴직금을 최대한 많이 받는 동시에 퇴직소득세를 가능한 한도만큼 적용받을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하겠다는 식) 일부 개선이 되더라도 나머지는 그대로이기 때문에 결국 쟁점에 따라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을 겪거나 그럴 위험이 남아 있는 것이다.


회사가 커질수록 부족한 부분들이 문제가 된다는 말은, 달리 말하면 회사가 커질수록 정관 개정을 통해 보호받거나 편의를 누릴 수 있는 가능성들이 많아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데 심지어 상장회사 마저도 정관상 일종의 약점이 있거나 세법상 문제가 될 소지가 다분한 내용이 지금도 종종 발견된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회사가 성장할수록 정관 규정을 최적화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예를 한 번 들어본다. 시가총액이 1,000억원 전후인, 매출 3,000억원대, 영업이익 200-300억원대의 A사는 지금도 정관에 "이사의 퇴직금은 별도로 정하는 퇴직금 지급규정을 두고 이사회에서 승인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회사에는 실제로 퇴직금 지급규정이 존재하며, 대표이사의 재직연수는 삼십 년이 넘는다. 만약 현 대표이사가 퇴직하면서 임원퇴직금 지급규정의 배수 규정에 따라(예컨대 2배) 평균임금 곱하기 재직연수 곱하기 2의 퇴직금을 지급받는다고 하면 그 액수는 최소 10억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상법 제388조에서 "이사의 보수는 정관에 그 액을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이를 정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위 규정은 강행 규정이며(즉, 지켜야만 한다) 이사의 퇴직금 역시 이사의 보수에 해당하므로 임원퇴직금 지급규정은 주주총회의 승인을 받지 아니하면 사법상 무효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08. 7. 24. 선고 2006가합98304 판결 참조 - 위 상장회사의 현행 정관 규정과 동일하게 임원 퇴직금 규정을 이사회 승인대상으로 규정한 사례다). 위 판례는 퇴직한 이사가 회사에 퇴직금을 청구한 사례인데, 법원은 정관 규정이 상법 위반으로 무효라는 이유로 원고(퇴직 이사)의 청구를 전부 기각했다.


위 A사는 어쩌면 지금까지도 임원 퇴직금을 정관 규정에 따라 이사회에서 승인한 임원퇴직금 지급규정의 내용에 따라 지급해왔을 수 있다. 그럼에도 세법상 문제가 되지 않아 정관 규정이 그대로인 것일 텐데, 그럴 수 있었던 여러 가능성들이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애당초 주주총회 승인을 받은 퇴직금 지급규정이라는 내용을 정관에 두었으면 아무 문제가 없었을 일을 무심코 잘못 처리했기 때문에 지금도 불필요한 법적 위험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A사는 상장회사이므로 총 발행주식수의 만분의 일(0.01%)만 6개월 이상 보유하고 있으면 해당 주주가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데(상장회사 특례), 시가총액이 1,000억원대이므로 이를 위하여 필요한 금액은 천만원대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만약 지금까지 A의 임원들이 퇴직하면서 위 규정에 따라 퇴직금을 지급받아 왔다면, 세무 리스크와 별개로 그 금액 전체가 무효인 정관 규정에 따라 지급된 금액으로서 회사가 퇴직금을 수령한 퇴직 임원들은 물론이고 그러한 업무처리를 결재한 현직 임원들에게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금액이 된다. 물론 회사가 자발적으로 그러한 손해배상청구를 하지 않겠지만(현직 임원들의 입장에서는 자해나 마찬가지기 때문에), 주주가 회사를 대신하여 임원(퇴직 포함)에 대한 회사의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이 주주대표소송이므로 특히 현재 재직 중인 임원들이 퇴직하며 A사로부터 퇴직금을 수령할 경우 (다시 강조하지만 세금 문제와 별개로) 그 금액을 전부 A사에 손해배상해야 할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위와 같은 규정이 불러올 세무 리스크 역시 상당함은 마찬가지다(여러 이유로 지금까지 잘 넘겨 왔거나 혹은 아예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언젠가 문제가 될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러한 임원 퇴직금 관련한 정관 규정의 위험은 정관을 최적화할 때 고려할 수 있는 여러 사항들 중 하나에 불과하다. 예컨대 위 A사는 임원의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의무를 수령한 보수의 6배로 제한할 수 있는 상법 규정 역시 정관에 반영하지 않았다. 따라서 필자가 언급한 손해배상 문제가 현실화될 경우 손해배상금액을 감소시킬 수 있는 가능성 역시 없다.


또한 A사는 이사회를 소집하기 위한 소집통지를 이사회가 열리는 날의 7일 전에 하여야 한다는 내용으로 정관이 규정되어 있는데, 이는 전술한대로 상법 규정을 그대로 붙여 넣은 것이다. 그러나 상법에는 이사회 소집통지에 대하여 정관에 달리 정할 수 있다는 내용 또한 있으므로, 실무상 최소 기간인 '1일 전'으로 소집통지 기한을 정관에 규정하는 것도 가능하다(이렇게 하는 것이 훨씬 편하다). 사실 A사는 오래된 회사라 설립시에 표준정관을 사용하였을 것이 분명해 보이는데, 상장을 하면서 신주발행이나 주식 관련 사채(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규정 등만 조금 수정하고 나머지는 여전히 상법 규정 그대로 정관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A사 같은 회사는 사실 한둘이 아니며, 아무리 작아도 자산이 최소 수백억 원대가 넘는 상장회사들도 그러하니, 그보다 더 작은 규모의 비상장회사들의 경우 얼마나 많은 비효율과 세무 리스크, 그리고 불필요한 정관 규정들을 두고 있을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물론 회사 규모가 작을 때에는 사실 외부의 관심이나 견제가 없기 때문에 거의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전술하였듯 회사가 커질수록, 성장할수록 정관 규정을 최적화하는 효용도 기하급수로 증가한다. 경영의 편의성 역시 증가함은 물론이다. 이슈가 생길 때마다 일부를 고치면서 마치 프랑켄슈타인 같은 정관을 만들기보다, 이제는 정관 전체를 회사 상황에 맞게 미리 최적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상식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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