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은미 경기북부거점장
[사이버타임즈(cybertimes)=곽은미 경기북부거점장]

대형 마트 바닥에 드러누워 울부짖는 아이와 그 옆에서 지친 기색으로 "오늘 딱 한 번만이다"라며 항복하는 부모의 모습은 낯선 풍경이 아니다.
하지만 그 '한 번'이 정말 마지막이 될 리 없다. 최근 육아 트렌드는 아이의 자존감을 높이고 상처를 주지 않는 것에 집중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무엇이든 허용하는 것이 미덕인 양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아이의 마음은 무한한 자유가 아니라, 오히려 예측 가능한 경계 안에서 안정감을 느끼며 자란다.
음악치료 현장에서 만난 아이들을 보면 흥미로운 공통점이 발견된다.
무엇이든 허용받으며 자란 아이일수록 작은 거절이나 "안 돼"라는 말 한마디에 유리그릇처럼 쉽게 깨진다. 이들은 분노하거나 극도로 주저앉으며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다. 처음에는 부모의 사랑을 확인하려는 듯 떼를 쓰지만, 그 내면에는 "누가 나를 단단하게 잡아줄 것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불안이 자리 잡고 있다.
아이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절제된 자유'와 '분명한 울타리'다.
부모의 단호한 훈육은 차가운 거절이 아니라 "너를 안전하게 지켜주겠다"는 보호의 신호여야 한다. 이 울타리가 명확할 때 아이는 세상을 신뢰하게 된다. 그리고 그 신뢰는 곧 자존감의 뿌리가 되어, 훗날 험난한 세상 속에서 스스로를 지탱하는 힘으로 치환된다.
모든 것을 허용받은 아이는 자신이 세상을 통제할 수 있다는 위험한 착각에 빠진다.
그러나 현실은 자신의 뜻대로만 흘러가지 않기에, 이런 아이들은 작은 실패에도 쉽게 무너진다.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경험보다 중요한 것은 '함께 규칙을 만들고 그것을 지켜내는 경험'을 통해 얻는 성취감과 안정감이다.
경계는 아이의 가능성을 가로막는 벽이 아니다. 오히려 그 안에서 안전함을 확신하며 더 멀리 도약할 수 있게 돕는 디딤돌이다. 부모가 세워준 단단한 경계는 아이가 세상이라는 망망대해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돕는 따뜻한 손잡이가 된다. 오늘 부모가 보여준 단호함은 내일 아이가 세상을 향해 내딛는 진정한 용기가 될 것이다.
===============================================
곽은미(은디)는 25년 경력의 음악치료사로 한빛음악심리상담센터를 을 운영하며 아동·청소년·성인과 만나고 있다. 경인방송에서 짧게 라디오를 진행한 경험이 있으며, 현재는 관계와 양육에 대한 이야기를 유튜브와 글로 나누고 있다.
#은디의아이마음부모마음
#아이마음부모마음
#은디칼럼
#양육에세이
#부모의자리
#관계의온도
#기다림의힘
#아이행동의의미
#함께생각하는양육
#음악치료사곽은미
#곽은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