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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는 내려놓았지만, 은디는 남았습니다 - 은디의 아이마음 & 부모마음
  • 기사등록 2026-02-24 20: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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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타임즈(cybertimes)=곽은미 경기북부거점장]


한때 저는 경인방송에서 일주일에 한 번, 1시간짜리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정해진 시그널이 흐르고 “안녕하세요, 은미 디제이입니다”라고 인사를 건네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치료실과는 다른 공간이었지만,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마음을 건네는 일이라는 점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게 새로운 이름이 생겼습니다. 은미 디제이의 줄임말, ‘은디’. 처음에는 조금 어색했습니다. 25년 경력의 음악치료사에게 너무 가벼운 이름은 아닐까 싶었습니다. 당시 저는 치료사였고, 강단에서는 교수였으며, 현장에서는 대표라는 직함을 달고 있었습니다. 명함에 적힌 글자 수만 놓고 보면 제법 묵직했습니다. 줄 바꿈을 하지 않으면 한 줄을 다 차지할 만큼 길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그 긴 직함보다 짧은 두 글자를 더 쉽게 기억했습니다.


은디.


직함은 설명이 필요하지만, 별명은 설명 없이도 다가옵니다. 치료실에서는 전문가로 존재해야 합니다. 객관성과 책임, 그리고 분명한 경계가 필요한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상담실 문을 나서는 순간, 저는 종종 생각했습니다. 조금 더 낮은 자리에서, 조금 더 가까운 언어로 이야기할 수는 없을까 하고 말입니다.


그래서 라디오에서 불리던 그 이름을, 이 칼럼을 시작하며 다시 꺼냈습니다. 그렇게 ‘은디의 아이마음 & 부모마음’이 시작되었습니다. 언젠가 한 번쯤은 이 이름의 탄생 비화를 밝혀야 할 것 같아 이렇게 적어 봅니다. 교수도, 대표도, 치료사도 아닌, 다만 한 사람으로서 아이의 마음과 부모의 마음을 함께 바라보고 싶었습니다.


은디는 답을 외치는 사람이 아닙니다. 사연을 읽어주듯 마음을 들어보고, 한 템포 멈추어 보자고 제안하는 사람입니다. 어쩌면 저는 여전히 DJ이고 싶은지도 모릅니다. 다만 음악 대신 글을 적고, 전파 대신 일상의 장면을 지면에 옮기고 있을 뿐입니다.직함은 여전히 길지만 이름은 여전히 짧습니다. 그리고 때로는 그 짧은 이름이, 가장 멀리까지 닿을 것 같습니다. 


— 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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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02-24 20: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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