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타임즈(cybertimes)=김재욱 영상전문기자]


경기도 부천시(시장 조용익)가 시민들과의 소통 강화와 시정 소식의 효과적인 전달을 위해 ‘유튜브 공무원 서포터즈 2기’를 정식으로 출범시키며 지자체 홍보전에 다시 한번 승부수를 띄웠다. 부천시는 지난 18일 시청 스튜디오에서 발대식을 열고, 공무원들이 직접 기획과 출연에 참여해 숏폼 영상과 릴스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맞춤형 콘텐츠를 제작하는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지자체의 딱딱하고 권위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고 시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는 부천시의 시도는 행정 홍보의 바람직한 방향성이라는 점에서 그 취지를 높게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이면에 자리한 지자체 유튜브 홍보 열풍의 현실과 한계를 냉정하게 짚어볼 필요가 있다.
부천시에 따르면 이번 2기 서포터즈는 지난해 ‘막장 유튜버 대응’ 콘셉트의 숏폼 영상으로 큰 호응을 얻었던 1기의 성과를 바탕으로 구성되었다. 부천시 내부 재능 경연 프로그램인 ‘부천 BTS’의 지난해 우승자와 준우승자가 새롭게 합류했으며, 기존 영상에서 활약했던 주요 출연진도 다시 뭉쳤다.
여기에 색소폰 연주, 댄스 등 다방면에서 특별한 재능을 보유한 직원들까지 대거 합류하여 콘텐츠의 다양성과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공무원들이 숨겨둔 끼를 발산하며 시정을 알린다는 기획 자체는 흥미롭지만, 영상 콘텐츠 제작이라는 전문 영역을 단지 ‘끼 많은 다수의 모임’으로 돌파하려는 접근 방식에는 심각한 우려가 제기된다.
현재 대한민국 지자체 홍보의 가장 큰 화두는 단연 ‘충주시 유튜브’와 이른바 ‘충주맨’의 성공 사례다. 충주맨의 이례적인 대성공 이후, 전국의 거의 모든 지자체가 “우리도 충주시처럼 해보자”며 너도나도 유튜브 채널 활성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자체장들의 지시가 떨어지고, 부서마다 인원이 차출되어 홍보 영상 제작에 투입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많은 지자체들이 간과하고 있는 뼈아픈 진실이 있다. 충주맨의 성공은 단순히 공무원이 카메라 앞에 서서 망가졌기 때문에 이뤄진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것은 철저하게 1인 크리에이터로서의 탁월한 기획력, 트렌드를 읽는 동물적인 감각, 그리고 무엇보다 윗선의 간섭을 최소화하고 전권을 위임받은 기민한 시스템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매우 특별한 돌연변이적 케이스’에 가깝다.
이를 간과한 채, 영상 기획이나 촬영, 편집에 대한 체계적인 경험이 전무한 다수의 공무원들이 모여 단순히 머릿수와 열정만으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려 든다면 그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기자의 시선에서 볼 때, 영상 제작을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팀원들이 5~6명씩 모여 회의를 하고 영상을 기획하는 상황은 대학교의 악명 높은 ‘조별 과제’ 상황과 완벽하게 일치한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듯, 다수의 인원이 모여 의견을 내다보면 기획의 날카로움은 무뎌지고,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뻔하고 재미없는 결과물로 타협하게 된다. 결국 트렌디한 영상은커녕 기획 단계에서 힘을 다 빼버리고, 실제 촬영과 편집의 퀄리티는 현저히 떨어지는 ‘오합지졸’ 콘텐츠가 양산될 수밖에 없다.
부천시가 서포터즈 2기를 출범시키며 다채로운 재능을 가진 다수의 인원을 확보한 것은 초기 이슈 몰이에는 유리할 수 있으나,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콘텐츠 발행 시스템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영상 제작은 고도의 전문성과 철저한 분업이 생명이다.
차라리 제대로 된 지자체 홍보 성과를 내고자 한다면, 처음부터 다수의 인원을 투입하여 덩치를 키우기보다는 소수 정예의 3인 팀 체제로 구조를 개편하여 운영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
이 3인 팀은 명확한 역할 분담을 가져야 한다. 트렌드를 분석하고 대본을 구성하며 전체 촬영을 조율하는 ‘기획 및 촬영 담당(PD)’, 촬영된 원본의 템포를 살리고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문 편집 담당(Editor)’, 그리고 카메라 앞에서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소통하는 ‘출연자(Actor)’로 역할을 철저히 분리해야 한다.
이렇게 3인으로 구성된 소수 정예 팀은 의사결정 과정이 압도적으로 빠르며, 최신 트렌드와 밈(Meme)에 즉각적으로 반응하여 숏폼 영상을 기민하게 뽑아낼 수 있다. 수많은 결재 라인과 회의를 거치지 않고, 팀원 간의 빠른 소통만으로 대본 작성부터 촬영, 편집, 업로드까지의 사이클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는 것이다.
부천시는 무작정 2기 서포터즈 전원을 매 영상에 참여시키거나 회의에 동원하기보다는, 이들 중 가장 핵심적인 역량을 가진 인원들로 선발대를 구성하여 테스트 형식의 파일럿(Pilot) 팀을 운영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 소규모 팀을 통해 영상 제작의 톤앤매너를 확립하고 안정적인 제작 루틴을 확보한 뒤, 향후 콘텐츠의 스케일이 커지거나 부가적인 역할이 필요해질 때 점진적으로 추가 인원을 투입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공공기관이 과거의 보도자료 배포 중심의 홍보에서 벗어나 유튜브와 숏폼 콘텐츠를 통해 시민의 눈높이에 맞추려는 노력 자체는 시대적 흐름에 부합하는 매우 긍정적인 변화다. 부천시 관계자 역시 “공무원이 직접 참여해 시민과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로 시정 홍보의 폭을 넓히고, 친근하게 다가가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그 훌륭한 취지가 헛된 예산 낭비나 지속 불가능한 단기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으려면 시스템의 혁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영상 콘텐츠의 세계는 냉정하다. 열정만으로는 시청자의 클릭을 유도할 수 없으며, 아마추어들의 어설픈 조별 과제식 영상은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차갑게 외면당할 뿐이다.
결론적으로, 부천시 유튜브 공무원 서포터즈 2기의 진정한 성공 여부는 얼마나 많은 재능 있는 직원이 모였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효율적이고 전문적인 소수 정예의 제작 시스템을 구축해 내느냐에 달려 있다. 충주맨의 그림자를 쫓아 단순히 웃기고 망가지는 것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기획-촬영-편집-출연으로 이어지는 단단한 3인 1조의 톱니바퀴를 먼저 완성해야 한다.
부천시가 기자의 이러한 제언을 바탕으로 행정 홍보의 새로운 전문성 모델을 제시하고, 시민들의 진정한 공감과 사랑을 받는 지자체 유튜브 채널의 모범 사례로 자리 잡기를 기대해 본다. 연말까지 이어질 서포터즈의 활동이 속 빈 강정이 아닌 알찬 성과로 이어지기를 시청자와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엄중히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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