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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는 답을 주는 일이 아니다 – 김향숙 교수가 말하는 ‘함께 동행하는 상담’ - 해결이 아닌 선택을 돕는 과정 - 변화는 일상 속에서 조용히 시작된다
  • 기사등록 2026-05-02 06: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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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타임즈(cybertimes)=이선정 경기중부거점장]



기대와 현실 사이, 상담에 대한 오해
많은 사람들이 상담을 떠올릴 때 자연스럽게 기대하는 장면이 있다.
전문가를 만나면 문제의 원인을 명확히 짚어주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 줄 것이라는 기대다. 어쩌면 ‘정답’을 찾기 위해 상담실을 찾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김향숙 교수가 말하는 실제 상담의 모습은 조금 다르다.


“현장에서의 상담은 해결책을 주는 일이 아니라, 내담자가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며 행동할 수 있도록 성장하는 과정에 함께 동행하는 일입니다.”


상담은 누군가의 삶을 대신 결정해 주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힘을 회복하도록 돕는 과정에 가깝다.

그래서 상담은 빠른 해결을 제공하기보다,  한 사람이 자신의 삶을 다시 책임질 수 있도록 옆에서 함께 걸어가는 시간에 더 가깝다.

 



변화는 각자의 방식으로 나타난다
그렇다면 상담의 효과는 언제, 어떻게 드러날까.

김향숙 교수는 그 질문에 대해 한 가지로 정의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변화는 사람마다, 그리고 그 사람이 살아온 맥락만큼이나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어떤 내담자는 처음 호소했던 문제가 직접적으로 완화되었다고 말한다.
또 어떤 사람은 “요즘 잠이 잘 온다”, “속이 편해졌다”와 같이 일상의 신체적인 안정으로 변화를 느끼기도 한다.

어떤 경우에는 본인은 잘 모르지만, 주변에서 먼저 변화를 알아보기도 한다.
“요즘 밝아졌다”, “말이 많아졌다”는 이야기처럼, 관계 속에서 변화가 먼저 드러나는 경우도 있다.

또 어떤 사람은 미래에 대해 조금 더 긍정적인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이처럼 상담의 효과는 하나의 형태로 나타나지 않는다.
오히려 삶의 여러 층위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조용히 스며들듯 나타난다.

 



작지만 분명한 변화의 순간
상담에서의 변화는 때로 아주 사소한 행동에서 시작되기도 한다.

김향숙 교수는 한 내담자의 사례를 떠올린다. 그 내담자는 매번 지각을 하면서도 늘 커피를 들고 상담실에 들어오곤 했다. 늦었다고 말은 했지만, 여유롭게 화장실을 들른 뒤 천천히 입실하는 모습이었다. 그 모습이 단순한 성향인지, 혹은 상담에 대한 거리감의 표현인지 지켜보며 상담은 이어졌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변화가 나타났다.
내담자는 더 이상 음료를 들고 오지 않았고, 도착하면 곧바로 상담실로 들어왔다. 아주 작은 변화처럼 보였지만, 그 장면은 이전과 분명히 달랐다. 그 이후, 내담자는 점차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했고 상담 역시 그 흐름을 따라 조금씩 깊어지기 시작했다.


겉으로는 단순한 행동의 변화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태도의 변화와 준비된 마음이 함께 담겨 있었던 것이다.




멈춤은 끝이 아니라 조정의 시작이다
상담이 언제나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어느 순간 더 이상 나아가지 않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럴 때 김향숙 교수는 먼저 그동안의 상담 과정을 다시 천천히 살펴본다.

상담일지를 반복해서 읽으며 놓친 부분이 없는지 돌아보고, 필요하다면 동료 전문가나 해당 분야의 전문가에게 슈퍼비전을 요청하기도 한다. 사례를 함께 논의하며 상담 이론이나 접근 방식을 조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중요한 점은 이러한 변화의 과정을 내담자와 공유한다는 점이다.
성인의 경우에는 내담자와 직접 논의하고, 아동의 경우에는 보호자와 함께 방향을 설명하고 조율해 나간다. 상담은 전문가 혼자 이끄는 과정이 아니라,서로 이해하고 협력하며 만들어 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변화의 시작은 ‘자기관리’에서 드러난다
그렇다면 내담자는 상담을 통해 무엇부터 변화하기 시작할까.

김향숙 교수가 현장에서 자주 발견하는 변화는 ‘자기관리’다.


그 모습은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어떤 사람에게는 시간을 지키는 태도로,어떤 사람에게는 외모를 정돈하는 습관으로, 또 어떤 사람에게는 인간관계나 생활 환경을 정리하는 모습으로 드러난다. 겉으로 보면 단순한 생활의 변화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스스로를 돌보기 시작했다는 중요한 신호가 담겨 있다. 이러한 변화는 결국 내담자가 자신의 문제를 마주하고 해결해 나갈 수 있는 힘으로 이어진다.


김 교수는 이 지점을 이렇게 설명한다.
성공한 사람들이 말하는 ‘아침에 일어나 침대를 정리하는 습관’과도 닿아 있는 부분이라고.

작은 정리와 관리의 반복이 삶을 바꾸는 힘이 되듯, 상담에서의 변화 역시 일상의 아주 기본적인 부분에서부터 시작된다.

 



상담은 함께 걸어가는 과정이다
상담사는 종종 답을 주는 사람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의 역할은 그보다 훨씬 더 조용하다. 


내담자가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을 때까지 옆에서 함께 고민하고, 기다리고, 방향을 비추어 주는 사람. 그래서 상담은 정답을 제시하는 일이 아니라, 사람이 자신의 삶을 다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동행의 과정에 가깝다.


변화는 거창한 순간이 아니라
아주 작은 행동과 태도의 변화에서 시작되고,

그 변화는 결국 자신의 삶을 스스로 이끌어 가는 힘으로 이어진다.


어쩌면 상담이란, 

그 사람이 자신의 삶을 다시 선택할 수 있을 때까지 조용히 곁을 지켜주는 일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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