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타임즈(cybertimes)=김재욱 영상전문기자]

영상을 배우려는 사람들을 만나 보면 흥미로운 공통점이 있다. 다들 대충 찍지 않는다. 오히려 누구보다 열심히 찍는다. 그런데도 결과물을 보면 어딘가 아쉽고, 하나같이 비슷비슷하다. 열정과 결과물 사이의 이 간극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초보자들이 자신의 나쁜 촬영 습관을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흔들림, 1인칭 시점, 단조로운 무빙. 이 세 가지는 초보자 영상의 완성도를 갉아먹는 대표적인 습관이지만, 정작 본인은 찍는 순간에 그것을 알아채지 못한다. 문제를 고치는 첫걸음은 문제를 인지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초보자도 스스로 알아챌 수 있는 방법을 중심으로 짚어 본다.
첫째, 흔들림이다. 흔들림은 영상의 완성도를 가장 빠르게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문제는 촬영하는 사람이 화면만 봐서는 흔들림을 알아채기 어렵다는 데 있다. 그래서 필자가 초보자들에게 늘 권하는 방법은 화면이 아니라 발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걸으면서 촬영할 때 내 발이 쿵쿵 울리는 느낌이 든다면, 그 진동은 그대로 카메라에 전달되어 화면에 담긴다. 발끝의 감각으로 흔들림을 인지하는 습관만 들여도 결과물은 눈에 띄게 안정된다.
물론 흔들림이 늘 나쁜 것은 아니다. 긴박한 장면이나 역동적인 분위기에서는 일부러 흔들림을 살리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의도된 연출일 때의 이야기다. 특별한 의도 없이 습관적으로 흔들리는 영상은, 편집 단계에서 보정 기능을 걸어도 한계가 분명하다. 애초에 촬영 단계에서 잡아 두는 것이 최선이다.
둘째, 1인칭 시점이다. 카메라가 내 눈과 같은 높이, 같은 선상에 놓여 있다면 그것이 바로 1인칭 시점이다. 우리가 평소 무의식적으로 가장 많이 찍는 각도이기도 하다. 문제는 이 각도가 지루하다는 데 있다. 이유는 명확하다. 우리가 눈을 뜨면 늘 마주하는 시야이기 때문이다. 이미 익숙한 각도에서 새로움을 느끼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많은 영상 제작자가 로우 앵글을 선호한다.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는 이 구도가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인간이 평소 볼 수 없는 각도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시선을 새롭게 받아들인다. 카메라를 눈높이에서 조금만 벗어나게 해도 영상은 단숨에 신선해진다. 몸을 낮추는 수고가 곧 영상미로 돌아오는 셈이다.
셋째, 부채꼴 무빙이다. 제자리에 서서 카메라만 좌우로 빙 돌리는 촬영을 말한다. 초보자가 넓은 공간을 담으려 할 때 가장 흔히 저지르는 방식이다. 이 무빙의 근본적인 문제는 단조로움에 있다. 시작부터 끝까지 같은 속도로 같은 궤적을 그리기 때문에, 보는 사람의 시선을 붙잡을 변화가 없다.
해결책은 어렵지 않다. 부채꼴로만 움직이지 말고, 카메라를 살짝 비틀면서 회전하거나, 앞으로 천천히 이동하면서 부채꼴을 그리는 것이다. 단순한 회전 하나에 미세한 변화를 더하는 것만으로 영상은 훨씬 입체적으로 살아난다. 같은 동선이라도 그 안에 작은 리듬을 넣느냐 마느냐가 결과물의 질을 가른다.
세 가지 모두 값비싼 장비나 거창한 기술을 요구하지 않는다. 발끝의 진동을 느끼고, 눈높이를 벗어나고, 단조로운 무빙에 변화를 주는 것. 지금 손에 든 스마트폰으로도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일들이다.
결국 촬영 실력은 감각을 인지하는 데서 시작된다. 내가 지금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를 스스로 알아채는 순간, 영상은 달라지기 시작한다. 좋은 영상은 좋은 장비가 아니라, 자신의 습관을 정직하게 마주하는 눈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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