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환 경기권역장

재정경제부가 지난 8월 3일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2026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핵심은 부동산 세제의 기준을 '주택 수'가 아닌 '실제 거주 여부'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실거주 1주택자는 보호하고, 비거주·초고가·다주택자의 부담은 늘린다. 종부세는 2027~2028년, 양도세는 2029년까지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다만 이번 개편안은 국회 심의 전 정부안으로, 정기국회 심의·의결을 거쳐야 최종 확정된다.
이번 개편은 왜 나왔나… '똘똘한 한 채' 현상 겨냥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거주하지 않는 주택과 다주택은 기본공제 금액을 축소하는 등 과도한 혜택을 정상화한다"고 밝혔다. 재정경제부 발표문에도 "비거주주택 및 일정가액 이상의 주택 등에 대한 종부세·양도세 부담을 정상화하되 거주용 1주택은 지속적으로 보호하겠다"고 명시됐다.
배경에는 다주택 규제가 강화되며 자산이 강남·한강변 고가 주택 한 채로 집중되는 이른바 '똘똘한 한 채' 현상이 있다. 1주택자 세제 혜택은 그대로 받으면서도 실제로는 거주하지 않는 사례가 늘자, 이를 겨냥해 개편이 이뤄졌다.
종부세, 어떻게 계산이 바뀌나… 기본공제부터 4단계 구조
종부세는 ①공시가격(시세의 약 69% 수준)에서 출발해 ②기본공제를 차감하고 ③공정시장가액비율을 곱한 뒤 ④세율 적용 후 세액공제를 빼는 4단계로 산출된다. 기본공제는 현행 1세대1주택 12억 원에서 개편 후 실거주 14억 원, 비거주 9억 원으로 분리돼 5억 원의 차이가 발생한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현행 60%에서 2027년 모든 주택 70%로, 3주택 이상·조정대상지역 보유자는 2028년 80%까지 오른다(1세대1주택자는 제외). 세 부담 상한도 전년 대비 150%에서 200%로 확대돼, 세율·공정시장가액비율·부담상한이 동시에 상향되면 실제 체감 부담은 단순 세율 인상분을 웃돌 수 있다.
세율은 2027년 중간단계를 거쳐 2028년 가액 기준으로 일원화된다. 과세표준 6억~12억 구간은 현행 1.0%에서 2027년 1.3%로, 12억~25억 구간은 1.3%에서 2028년 2.0%로, 94억 초과 구간은 2.7%에서 2028년 5.0%로 오른다. 과세표준 12억 원은 거주 1주택 기준 시가 약 45억 원에 해당하며, 이 선을 넘으면 세율이 급격히 오른다. 서울경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과표 6억~12억(시가 약 32억~44억 5천만 원) 구간 납세자는 5만 9,905명이었다.
실거주 1주택자는 얼마나 늘거나 주나… 시가 32억까지는 부담 거의 그대로
거주 1주택자는 시가 20억 원까지 종부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고, 20억~30억 구간은 세액이 오히려 감소한다. 정부는 시가 32억 안팎까지 세 부담이 거의 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으며, 실제 시뮬레이션에서는 35억 원부터 증가로 전환된다. 재정경제부 발표 적용사례(뉴스핌·아주경제 인용)에 따르면 60세·10년 거주 1주택자 기준으로 시가 20억 원 주택은 종부세가 27만 6천 원에서 10만 8천 원으로, 30억 원 주택은 91만 원에서 76만 원으로 줄어든다. 반면 35억 원 주택은 191만 8천 원에서 212만 4천 원으로, 50억 원 주택은 약 454만 원에서 978만 5천 원으로 늘어난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서울 마포·용산·성동구 일반 아파트 대부분이 시가 32억 이하로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나이와 거주기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50세·2년 거주 조건에서는 시가 30억 주택이 227만 5천 원에서 190만 1천 원으로 줄지만, 35억 주택은 479만 5천 원에서 530만 원대로 늘어난다. 시가 60억 수준 주택은 실거주 1주택자여도 종부세가 연 1,100만 원가량 증가한다는 분석도 있어, 실거주라고 해서 무조건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비거주 1주택자는 왜 불리해지나… 기본공제 축소·세액공제율 급락 이중 타격
비거주자는 기본공제가 14억 원에서 9억 원으로 축소되는 동시에 세액공제율이 60%에서 20%로 급락한다. 재정경제부 종부세 개편 적용사례(뉴스핌 2026.8.3 인용)에 따르면 이 이중 구조로 인해 시가 30억 원 기준 비거주자는 실거주자의 약 5.6배를 부담하게 된다. 구체적으로는 20억 원 주택이 152만 1천 원(현행 27만 6천 원 대비 +124만 5천 원), 30억 원 주택이 424만 7천 원, 35억 원 주택이 801만 원까지 늘어난다. 경향신문은 비거주 1주택자 종부세가 2028년에는 현재의 약 4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취학·전근, 1년 이상 치료가 필요한 질병, 학교폭력으로 인한 전학, 국외 체류, 60세 이상 부모 봉양 등 부득이한 사유로 다른 시·군으로 이전하는 경우에는 최장 3년까지 거주 기간으로 인정된다. 재개발·재건축 신축주택은 공사 기간의 절반을 거주 기간으로 인정하며, 지방 저가주택·인구감소지역 세컨드홈 등 주택 수 산정 제외 특례주택은 보유 기간을 거주 기간으로 인정한다. 부부 공동명의의 경우 각자 9억 원씩 공제받는 방식과 1세대1주택 특례로 14억 원 공제받는 방식 중 유리한 쪽을 선택할 수 있다.
실제 단지에서는 얼마나 오르나… 반포자이·한남더힐 시뮬레이션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의 시뮬레이션(서울경제·파이낸셜뉴스·세계일보 인용)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자이 84㎡는 실거주 시 올해 1,809만 원에서 내년 2,763만 원(+52.7%)으로, 비거주 시 3,318만 원(+83.4%)으로 늘어난다. 한남더힐은 실거주 기준 7,633만 원에서 1억 3,028만 원으로 오르며 비거주 시 1,000만 원이 추가된다. 곽인송 세무사 분석(서울경제)에 따르면 마포 래미안푸르지오 84.6㎡는 60세·10년 거주 기준 종부세가 올해 27만 원에서 2027년 67만 원, 2028년 119만 원으로 늘어난다.
다만 같은 단지·평형이라도 매체마다 제시하는 금액은 다를 수 있다. 공시가격 상승 가정이 전문가마다 다르고, 같은 단지도 동·층에 따라 공시가격이 다르며, 집주인의 나이·거주기간 설정에 따라 세액공제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다만 모든 매체가 일치하는 방향은 분명하다. 실거주자는 유지되거나 감소하고, 비거주자는 확실히 증가하며, 가격이 높을수록 격차가 커진다는 점이다.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 남혁우 연구원은 이번 개편을 "강남권 등 고가·비거주 주택을 정조준한 핀셋 규제"로 평가하며, 강남권 핵심지역의 매물 출회를 압박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양도세는 어떻게 바뀌나… 장기보유특별공제, 장기거주소득공제로 전환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는 2029년부터 '장기거주소득공제'로 명칭과 구조가 바뀐다. 현행은 보유 연 4%(최대 40%)와 거주 연 4%(최대 40%)를 합산해 공제 한도가 없었지만, 2028년 과도기에는 보유·거주 혼용에 20억 원 한도가 신설되고, 2029년 전면시행 시에는 보유공제가 폐지되고 거주 연 8%(최대 80%)만 인정되며 공제 한도도 10억 원으로 축소된다.
이투데이 사례에 따르면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84㎡를 10년 전 16억 원에 취득해 56억 원에 매도(차익 40억 원)할 경우 양도소득세는 2027년까지 2.4억 원이던 것이 2028년 4.5억 원, 2029년 9.45억 원으로 늘어난다. 12억 원에 취득해 2년만 거주하고 10년 보유한 뒤 32억 원에 매도(차익 20억 원)하는 경우에도 양도세는 내년까지 2억 3,600만 원에서 2028년 3억 2,000만 원, 2029년 4억 500만 원으로 늘어난다. 거주 기간이 짧을수록 향후 공제를 거의 받지 못하는 구조다.
반대로 완화되는 부분도 있다. 10년 이상 거주하고 양도가액 30억 원 이하인 1주택자는 양도세 기본공제가 연 250만 원에서 연 2,500만 원으로 10배 확대된다. 65세 이상, 5년 이상 거주한 수도권 주택 보유자가 비수도권으로 이전하면 2027년 50%(최대 5억 원), 2028년 30%(최대 3억 원) 감면을 받는다. 지방 세컨드홈 특례는 적용 지역·주택가격 기준이 확대되고 기한도 2029년 말까지 3년 연장된다. 다만 조정대상지역 일시적 2주택 특례기간은 3년에서 2년으로 단축되고, 조정대상지역 매입임대아파트의 양도세 중과배제·장특공제 우대도 단계적으로 폐지된다.
다주택자 중과, 왜 2년간 완화되나… 5월 10일 이후 양도분도 소급 적용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2027~2028년 한시적으로 완화된다.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2년 이상 보유하고 양도하는 경우 기본세율에 가산되는 중과율이 2주택자는 현행 +20%포인트에서 2027년 +5%포인트, 2028년 +10%포인트로, 3주택 이상은 현행 +30%포인트에서 2027년 +10%포인트, 2028년 +15%포인트로 낮아진다. 2029년부터는 각각 +20%포인트, +30%포인트로 원상복귀된다.
가장 실용적인 정보는 소급 적용 여부다. 법 개정 이전인 2026년 5월 10일 이후 양도분에도 완화된 세율이 소급 적용돼, 내년 예정신고 시 완화된 세율로 신고하면 되고 이미 납부한 경우에는 2027년 5월 확정신고 과정에서 환급받을 수 있다. 정부 예시에 따르면 현행 중과 적용 시 약 2억 7,000만 원이던 양도세가 2027년 매도 시 약 2억 원, 2028년 매도 시 약 2억 2,000만 원 수준으로 줄어든다. 다만 한시 완화 기간에도 장기보유특별공제는 여전히 배제되므로, 매도 판단 시 중과세율뿐 아니라 취득가·필요경비·보유기간·임대 여부 등을 함께 계산해야 한다.
정책을 둘러싼 평가는… 신뢰성 논란도 제기
이번 개편은 한 손으로는 종부세·공정시장가액비율·부담상한을 동시에 인상해 보유세를 조이고, 다른 손으로는 2년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완화해 나가는 문을 여는 구조다. 다만 정부가 지난 5월 다주택 중과를 "마지막 기회"라며 유예 종료를 예고했다가 3개월 만에 다시 완화로 방향을 바꾸면서 정책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제기된다(경향신문 등). 재산세는 손대지 않고 종부세 중심으로만 개편해 보유세 정상화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도 함께 나온다.
이번 개편안은 국회 심의를 거쳐야 확정되는 정부안으로, 세부 수치나 시행 시기가 국회 논의 과정에서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비거주 판정 기준 등 세부 내용은 향후 시행령에서 확정될 예정이어서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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