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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인터뷰-박지현 대표에게 듣는다①] “나의 틀을 깨고 더 넓은 세상으로”…박지현은 누구인가 - 18년간 원주권 뉴스데스크 단독 앵커로 활동…방송인에서 ㈜경기의왕레일파크 경영자로 새로운 도전 - “한 번의 성패가 인생을 좌우하지 않아…사람과 지역이 함께 성장하는 ‘공진화’ 이루고 싶다”
  • 기사등록 2026-09-16 08:50:18
  • 기사수정 2026-09-17 18:2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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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타임즈(cybertimes)=이선정 경기중부거점장]


아나운서, 라디오 PD, 프로그램 제작자, 대학 겸임교수 그리고 기업의 대표이사까지. 박지현 ㈜경기의왕레일파크 대표의 이력은 하나의 직함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서울에서 성장한 박 대표는 2004년 원주MBC에 입사한 이후 22년째 원주에서 생활하며 지역방송인으로 활동해왔다. 원주권 평일뉴스데스크 18년, 강원권 주말 뉴스데스크 2년 등 여성 단독 앵커로 약 22년간 시청자들을 만났으며, 올해 3월 말까지 방송 현장을 지켰다. 이후 사내 공모를 통해 원주MBC 자회사인 ㈜경기의왕레일파크 대표이사로 선발돼 지난 4월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박 대표는 자신을 가장 잘 설명하는 말로 ‘다면성’을 꼽았다.

“카메라 앞에선 아나운서이지만 회사 사무실에서는 소탈한 동료로, 학교에서는 든든한 교수로 불립니다. 친구들에겐 코믹한 친구이고, 집에서는 아들과 친구처럼 지내는 엄마이기도 합니다. 여러 가지 모습을 가지고 다양한 일을 즐기며 살아가기에 저도 재밌고 주변에서도 흥미롭게 지켜봐주시는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마음속에 품었던 아나운서의 꿈

박 대표는 어린 시절부터 방송과 가까이 지냈다. 집에는 어머니가 틀어놓은 라디오가 항상 흘러나왔고, 텔레비전 속 아나운서를 보며 자연스럽게 방송인의 꿈을 키웠다. 중고등학생 때엔 자신의 목소리를 녹음해 DJ처럼 진행하고 이를 친구들에게 들려주는 놀이도 즐겼다.

박 대표는 대학에서 지리학을 전공하고 심리학을 복수전공했다. 방송 관련 학과는 아니었지만 사람과 사회,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에 관한 인문·사회적 지식을 쌓고 싶었다는 것이 전공을 선택한 이유였다.

대학 방송국에서는 아나운서가 아닌 PD로 활동했다. 화려하게 보이는 진행자의 역할보다 방송이 기획되고 제작되는 전체 과정을 먼저 이해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직접 내레이션을 할 기회가 찾아왔다. 박 대표의 목소리를 들은 방송 관계자가 “목소리가 좋다”며 전문적인 훈련을 권유했고, 그 말은 마음속에 간직해온 아나운서의 꿈을 구체적인 목표로 바꾸는 계기가 됐다.

“그전까지는 제 목소리가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확신을 담아 계속 가능성을 이야기해주시니 ‘나에게도 재능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아나운서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아나운서부터 PD·제작자·디렉터까지

지역방송의 아나운서는 정해진 원고만 읽는 사람이 아니었다. 박 대표는 아나운서 업무와 함께 라디오 PD를 맡아 프로그램 기획과 제작, 편집, 내레이션, 출연자 섭외 등을 직접 수행했다. 지역축제와 연계한 공개방송에서는 섭외부터 현장 운영까지 전체를 조율하는 디렉터 역할도 담당했다.

첫 생방송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너무 긴장한 나머지 심장 뛰는 소리가 귀에 들리는 것 같았지만,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유지하며 방송을 마쳤다.

낯설고 어려운 업무가 한꺼번에 쏟아졌지만 박 대표는 그 과정이 즐거웠다고 회상했다. 하나의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사람들을 연결해 실제 결과로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큰 성취감을 느꼈다.

박 대표는 아나운서에서 프로그램 제작자로, 다시 프로젝트 기획자로 활동 영역을 넓혀갔다. 방송 현장에서 축적한 기획력과 실행력은 현재 의왕레일파크를 이끄는 중요한 자산이 됐다.

 


청취자와의 벽을 허물다

박 대표가 방송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사람을 이해하는 일이었다. 보이지 않는 청취자를 막연한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고 직접 만나 소통하려 했다.

방송과 관련된 문의가 들어오면 가능한 한 직접 응대했고, 청취자들이 프로그램을 들으며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점을 불편하게 느끼는지 세심하게 살폈다. 프로그램 청취자들과 모임을 만들고 함께 식사하거나 산행하는 등 방송 밖에서의 만남도 이어갔다.

“방송하는 사람과 청취자 사이에 놓인 벽을 허물고 싶었습니다. 저를 특별한 사람으로 느끼기보다 친구나 이웃처럼 편안하게 생각해주기를 바랐습니다. 저 역시 보이지 않는 누군가를 향해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아는 사람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이야기한다고 생각하며 방송했습니다.”

사람을 좋아하고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성향은 방송을 넘어 교육과 경영에서도 박 대표를 움직이는 중요한 기준이 됐다.

 


사실을 넘어 마음까지 전달한 이재민 방송

박 대표는 가장 기억에 남는 방송으로 원주 지역에 큰 수해가 발생했을 당시 진행했던 이재민 돕기 생방송을 꼽았다.

피해 주민들의 사연과 인터뷰를 들으며 감정을 억누르는 일은 쉽지 않았다. 아나운서는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정확하게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을 다잡았지만, 주민들의 아픔 앞에서 목소리에 감정이 묻어나는 것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었다.

박 대표는 자신의 감정이 방송에 드러난 것을 걱정했지만, 오히려 그 진심이 시청자들에게 전달되면서 많은 성금이 모였다.

“그 경험을 통해 우리가 전달하는 것이 단순한 사실관계나 문장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방송이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게 만들며,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박 대표는 이후에도 다문화가정, 시각장애인, 감정노동자, 학교폭력 등 지역사회와 사람들의 삶을 다룬 다양한 특집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박 대표가 기획한 프로그램들은 여러 차례 수상으로 이어졌다.


2010년

전국 MBC 작품경연대회 금상

2015년

원주MBC 좋은 프로그램상

2016년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올해의 좋은 프로그램 특별상

2016년

원주MBC 좋은 프로그램상

2019년

여성가족부 양성평등 미디어상 우수상

2022년

한국아나운서협회 황금메아리상

2025년

한국아나운서대상 지역공헌상


 


“나는 외롭게 걸었지만, 후배들은 외롭지 않게”

박 대표는 방송인을 준비하던 시절 도움받을 곳이 없어 외롭게 길을 찾아야 했다고 회상했다. 그래서 지금은 후배나 아나운서 지망생이 도움을 요청하면 그 손을 쉽게 놓지 않는다.

과거 원주MBC 아나운서 채용시험에서 약 8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최종 단계까지 올라왔다가 탈락한 지원자가 있었다. 박 대표는 그 지원자에게서 혼자 고민하며 준비했던 과거의 자신을 발견했다.

회사가 합격자에게만 연락하는 상황에서 박 대표는 탈락한 지원자에게 먼저 연락해 부족한 부분을 설명하고 코칭했다. 해당 지원자는 이후 아나운서의 꿈을 이뤄 현재도 방송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제가 했던 실수가 누군가에게 오답노트가 될 수 있다면 그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아나운서를 준비할 때 누군가 제 손을 잡아주고 바른 길을 알려주기를 바랐지만 그런 기회를 얻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 연이 닿아 저에게 손을 내밀면 그 손을 꽉 잡아주고 싶습니다.”

박 대표는 2024년부터 대학 경영학부에서 ‘프로페셔널 커뮤니케이션’을 강의하며 학생들의 스피치와 자기소개, 프레젠테이션, 토론 역량을 지도하고 있다. 방송 현장 견학도 진행하며 학생들이 배운 내용을 실제 현장과 연결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암 투병을 지나 마주한 새로운 삶

박 대표의 삶에 큰 전환점이 된 것은 2023년 암 진단과 투병이었다. 항암치료와 수술, 방사선치료를 받으며 오랜 시간 쉼 없이 달려온 자신의 삶을 처음으로 멈춰 바라보게 됐다.

처음에는 일을 하지 않고 누워만 있는 자신이 세상으로부터 자꾸 뒤처지는 것 같아 불안했다. 하지만 치료와 회복의 시간을 보내면서 방송이라는 익숙한 세계 안에 스스로를 한정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하기 시작했다.

방송 복귀를 앞두고는 가족과 약 40일간 여행하며 앞으로의 삶을 고민했다. 자신이 방송 분야에서는 전문성을 쌓았지만, 그 밖의 세상에 대해서는 아직 모르는 것이 많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아나운서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은 충분히 경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나는 앞으로 어디에서 어떻게 성장해야 할까 고민했습니다. 잘하고 익숙한 일에만 머물지 말고, 나 스스로 만든 틀을 깨고 더 많은 세상을 만나보자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주변에서는 건강을 걱정하며 새로운 도전을 만류했다. 오랫동안 잘해온 방송을 두고 굳이 경험해보지 않은 경영에 도전할 필요가 있느냐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러나 박 대표는 ㈜경기의왕레일파크 대표이사 사내 공모에 지원했고, 경쟁을 거쳐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됐다.

 


“유능한 사람보다 일에 애정을 가진 사람”

박 대표가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의 기준도 경험을 통해 달라졌다.

과거에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과 일하고 싶었다면, 지금은 자신이 맡은 일에 애정을 가지고 성심성의껏 최선을 다하는 사람과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 대표 역시 지시만 내리는 경영자보다 현장에 직접 뛰어드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직원에게 “이렇게 하라”고 요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일의 과정에 함께 참여할 때 서로를 이해하고 더 좋은 상호작용이 일어난다는 생각이다.

 


성공의 기준은 ‘공진화’

박 대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공진화’다. 한 사람이나 한 기업만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과 회사, 지역사회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함께 발전해야 한다는 의미다.

박 대표는 취임 이후 의왕 지역 상인회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현장의 의견을 듣고 있다. 각자의 이해관계가 다르더라도 상대의 어려움에 귀를 기울이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어려움이 작다고 생각해 그냥 지나쳐버리면 결국 소통의 단절로 이어집니다. 세세하게 이해하고 공감하려는 노력이 인간관계뿐 아니라 일과 사업의 성패를 결정하는 토대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박 대표의 목표는 의왕레일파크를 단순한 관광시설을 넘어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고 시민들이 사랑하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다. 의왕시와 지역 상인, 시민, 레일파크가 각자의 위치에서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다.

 


“거기서는 즐겨, 지금의 내가 열심히 달릴게”

방송인으로 성공하기 위해 노력했던 젊은 시절, 박 대표는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까 미리 불안해했고 실패할 때마다 자신을 작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서울 지역 방송사에 여러 차례 도전했지만 최종 단계에서 탈락하면서 스스로를 실패자처럼 느낀 시기도 있었다. 그러나 자신이 서 있는 지역에서 행복을 찾기로 마음먹은 뒤 지역사회의 다양한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였고, 자신만의 방송과 프로그램을 만들어갔다.

박 대표는 과거의 자신에게 한마디를 전할 수 있다면 “너무 불안해하지 말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고 했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잘됐든 잘 안 됐든 한 번의 성패가 내 인생 전체를 좌우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때는 실패하면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지만, 지나고 보면 그것으로 인생이 끝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렇다면 10년 뒤의 박지현 대표에게 지금의 박지현 대표는 어떤 말을 남기고 싶을까.

“거봐, 잘될 거라고 했잖아. 그곳에서는 마음껏 즐겨. 잘될 수 있도록 지금의 내가 여기서 열심히 달릴게.”

인터뷰를 통해 만난 박지현 대표는 실패와 어려움을 지워버린 사람이 아니었다. 원하는 곳에 닿지 못했을 때는 자신이 서 있는 자리에서 새로운 행복을 찾았고, 암 투병으로 걸음을 멈춰야 했을 때는 그 멈춤 속에서 다시 나아갈 방향을 발견했다.

자신은 외롭게 꿈을 향해 걸었지만 후배들에게는 먼저 손을 내밀었다. 방송에서는 청취자와의 벽을 허물었고, 이제 경영 현장에서는 직원과 지역 상인, 시민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박 대표가 걸어온 서로 다른 길의 중심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었다.

22년 가까이 방송 현장에서 사람과 세상을 이어온 박 대표는 이제 의왕레일파크라는 새로운 현장에서 사람과 지역을 연결하려 한다.

10년 뒤의 자신에게 건넨 말처럼, 박 대표는 오늘의 자리에서 온 마음을 다해 달리고 있다. 박 대표가 만들어갈 다음 장면에 어떤 사람들의 이야기와 따뜻한 연결이 담길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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