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타임즈(cybertimes)=김재욱 영상전문기자]

교육은 언제나 희망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정부와 교육기관은 빠르게 대응한다. 인재를 키우고 미래 산업을 준비한다는 명분이다. 그러나 교육이 언제나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방향을 잃은 교육이 시장을 혼란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무작위 교육이 만들어내는 구조적 문제다.
과거 김영삼 정부 시절을 떠올려보면 ‘정보화 사회’라는 국가 슬로건 아래 컴퓨터 교육이 대대적으로 확산되었다. 컴퓨터 디자이너와 사무직 인력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이 빠르게 늘어났다. 당시에는 미래 산업을 준비하는 교육으로 보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문제가 나타났다. 교육을 받은 인력이 많아졌지만 그들을 수용할 일자리는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것이 바로 교육의 연속성이 끊어지는 순간이다. 배우고 싶어서 배운 것이 아니라 일자리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교육이 진행된 경우다. 그러나 막상 교육이 끝난 뒤 시장이 그 인력을 흡수하지 못하면 그 교육은 개인에게 기회가 아니라 부담이 된다. 실제로 이러한 현상은 특정 학과에서도 반복되어 왔다.
한 시기 대학에서는 특정 산업이 유망하다는 이유로 학과를 신설하는 일이 많았다. 학생들은 미래가 밝다는 말에 몰렸고 입학 경쟁률도 높았다. 그러나 몇 년 뒤 졸업생들이 동시에 배출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지자 취업률이 떨어지고 임금 수준도 낮아졌다. 교육이 시장의 흐름보다 앞서기보다는 유행을 따라갔기 때문에 발생한 결과다.
실제로 통계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난다. 교육부와 통계청 자료를 종합하면 2008년부터 2022년 사이 대학 졸업자의 취업률은 일정한 변화를 보였다. 특정 전공의 경우 졸업생 수는 증가했지만 취업 경쟁은 오히려 더 치열해지는 구간이 나타났다. 공급 증가 속도를 시장 수요가 따라가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대학 졸업자 취업률 변화 (2008~2022)
자료: 교육부·한국교육개발원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
2008년 : 76.5%
2010년 : 67.6%
2012년 : 59.5%
2015년 : 64.2%
2018년 : 63.4%
2020년 : 65.1%
2022년 : 67.7%
이 문제는 영상 교육 시장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영상을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은 점점 늘고 있다. 유튜브와 SNS의 영향으로 누구나 영상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중 상당수는 ‘찍먹’을 해보기 위해 참여하는 경우일 수도 있다. 한 번 경험해보고 싶어서 교육에 참여하지만 실제로 업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제한적이다.
문제는 그렇다고 해서 모든 사람을 시장이 받아줄 수는 없다는 점이다. 수요가 있어야 공급이 존재한다. 영상 제작 시장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 특히 상업 영상 제작 단가는 20년 가까이 큰 변화가 없다는 이야기가 업계에서는 반복적으로 나온다. 시장 규모는 크게 늘지 않았는데 교육만 늘어난다면 결국 공급 과잉 구조가 만들어진다.
여기서 또 하나의 문제가 나타난다. 영상을 너무 쉽게 보는 시선이다. 스마트폰 하나로 촬영하고 간단한 프로그램으로 편집이 가능해지면서 영상 제작 자체를 가볍게 보는 분위기가 생겼다. 그러나 실제 제작 현장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촬영, 조명, 음향, 편집, 색보정, 기획까지 복합적인 과정이 필요하다. 영상은 결코 가벼운 작업이 아니다.
교육 역시 마찬가지다. 너무 쉬운 교육이 오히려 문제일 수 있다. 몇 시간 강의로 영상 제작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다는 식의 접근은 현실과 거리가 있다. 기초를 쌓고 경험을 반복하며 실무 감각을 익혀야 제작자로 성장할 수 있다. 교육이 단순 체험 프로그램으로 끝난다면 산업과 연결되기 어렵다.
최근에는 인구 감소라는 또 다른 변수도 등장했다. 출생률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어린이집조차 위기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일부 지역에서는 6세와 7세 반을 통합 운영하는 사례도 생기고 있다. 초등학교 한 학급 학생 수가 15명 내외인 곳도 등장한다. 학생 수 감소는 교육 시장 자체를 줄어들게 만든다.
여기서 흔히 나오는 질문이 있다. 공급이 줄어들면 수요와 균형이 맞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인구 감소는 수요와 공급을 동시에 줄인다. 학생이 줄어들면 학교도 줄어들고 교사 수요도 감소한다. 교육 시장 자체가 축소되는 것이다.
결국 문제의 본질은 교육의 방향이다. 유행을 따라가는 교육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구조를 만드는 교육이어야 한다. 특정 산업이 뜬다고 해서 무작정 인력을 양성하는 방식은 반복되는 실패를 낳는다. 교육은 시장의 흐름을 읽어야 하고 장기적인 구조를 고려해야 한다.
어쩌다 보니 이야기는 교육에서 시작해 산업과 인구 문제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이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가 아니다. 교육은 사회 구조의 출발점이다. 교육의 방향이 흔들리면 산업이 흔들리고 산업이 흔들리면 국가의 지속 가능성도 영향을 받는다.
교육은 많을수록 좋은 것이 아니다. 올바른 방향을 향할 때 의미를 가진다. 지금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교육의 양이 아니라 교육의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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