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타임즈(cybertimes)=김재욱 영상전문기자]
시흥시(시장 임병택)가 지난 23일 시흥대야역 인근 중앙산부인과의원 4층에 ‘아이누리 돌봄센터(아픈아이 돌봄) 대야점’을 개소하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전국 최초로 의료기관 내에 설치된 이번 돌봄센터는 맞벌이 및 한부모 가정의 돌봄 공백 해소를 위해 마련되었다.
연면적 294.88㎡ 규모로 조성된 이 공간은 동적·정적 돌봄공간은 물론 조리실과 침대형 휴식 공간까지 갖추었다. 시흥시가 중앙산부인과의원과 10년간 무상 임대 협약을 체결하며, 공공과 민간이 협력하는 새로운 상생형 돌봄 모델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
임병택 시흥시장은 개소식에서 “자녀가 갑자기 아플 때 발생하는 돌봄 공백은 부모에게 큰 부담”이라며 지역 내 돌봄 안전망 강화를 약속했다. 만 3세부터 12세 아동을 대상으로 병원동행 및 침대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 정책은 출산율 제고의 일환으로서 충분히 박수받을 만한 시도다.
그러나 국가와 지자체의 저출산 정책이 이처럼 ‘돌봄 공간 확충’에만 매몰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냉정하게 짚어봐야 한다. 젊은 세대가 아이를 낳지 않는 근본적인 원인은 단순히 아이를 맡길 곳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주거와 소득, 그리고 필수 의료 인프라의 붕괴에 있기 때문이다.
뼈아픈 역설은 이번 돌봄센터가 들어선 공간의 배경에 있다. 중앙산부인과가 돌봄센터에 공간을 무상으로 내어줄 수 있었던 현실적인 이유는, 안타깝게도 저출산 여파로 더 이상 ‘분만실’을 운영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를 가져도 정작 낳을 병원이 점차 사라지는 처참한 현실 속에서 출산율 반등을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지역 내 기초 의료 인프라 문제도 심각하다. 현재 시흥시 신천동, 대야동, 은행동 일대에는 아이들이 마음 편히 갈 수 있는 소아과가 턱없이 부족하여, 대부분의 부모들이 은계지구까지 원정을 떠나야 하는 실정이다. 영유아 의료 혜택조차 가까이서 누리기 힘든 환경은 부모들의 양육 부담을 가중시킨다.
안전 문제 또한 부모들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시흥시 곳곳에 성범죄자들이 거주하고 있음에도, 여성가족부의 유일한 체감 정책이던 범죄자 우편물 고지 서비스마저 최근 들어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아이를 안심하고 키울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 구축이 돌봄센터 건립 못지않게 시급하다.
마지막으로 가장 치명적인 문제는 바로 ‘주거(Housing)’ 환경이다. 시흥시 능곡, 은계, 대야 등지에 공급되는 청년 및 신혼부부용 주택 상당수가 36형, 44형 등 비좁은 면적에 치중되어 있다. 방 3칸 이상의 실질적인 25평형 아파트가 공급되지 않는 이상, 새롭게 가정을 꾸리고 유입될 인구는 기대하기 어렵다.
“과연 정책 입안자 본인들이라면 이렇게 좁은 집에서 아이를 낳고 키우고 싶을까?”라는 상식적인 의문을 던져본다. 지자체의 돌봄 서비스 확충 노력은 분명 칭찬받아 마땅하지만, 분만실 부재, 동네 소아과 부족, 치안 문제, 그리고 비현실적인 주거 공급이라는 근본적 적폐를 걷어내지 않는 한 진정한 출산율 상승은 요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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