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타임즈(cybertimes)=김재욱 영상전문기자]

시흥 초·중·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 6,000명 이상이 이주 배경 가정에서 자라고 있다. 시흥시 전체 외국인 주민이 7만 8,000명, 시 인구의 13%에 이른다. 그중에서도 청소년의 삶은 더 고단하다. 집에서는 부모의 모국어를 쓰고 학교에 가면 한국어 수업을 따라가야 한다. 진로를 정할 무렵이면 한국 사회의 취업 정보에 접근하기도 어렵다.
이 아이들을 체계적으로 돕기 위한 법적 장치가 지난해 3월 시흥에서 처음 만들어졌다. 경기도 기초지자체 중 가장 먼저 제정된 '시흥시 이주배경청소년 지원에 관한 조례(조례 제2471호)'다. 이 조례는 한국어 학습 지원, 자립·적응 프로그램, 진로 탐색, 학교와 복지기관 간 연계 체계 구축 같은 실제 지원 사업의 근거가 된다. 조례가 제정되자마자 시흥시는 연 1억 원 규모의 '꿈키움네트워크 사업'을 곧바로 시작해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이 조례의 출발점에는 이봉관 시흥시의원(개혁신당, 마 선거구)이 있다.
이 의원은 2024년 12월 2일 시흥시의회 제323회 정례회 5분 자유발언에서 이주배경청소년 문제를 공식 의정 의제로 꺼냈다. 그는 "시흥시 외국인 주민은 약 7만 명, 전체 인구의 11.9%에 달한다. 19세 이하 외국인 자녀는 4,924명이고, 최근 설문에서 중·고등학생 이상의 응답자 중 64.5%가 한국어 소통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답했다"는 구체 수치를 의회 단상에 올렸다.
숫자 뒤에 있는 현실은 더 무거웠다. 학교 수업을 못 따라가 뒤처지는 아이, 가족 안에서도 진로 상담을 받을 어른이 없는 아이, 사회에 적응하려 애쓰지만 어디서 도움을 청해야 할지 모르는 아이들이다. 이 의원은 이 아이들을 위한 지원 체계가 시흥에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조례 제정을 촉구했다. 3개월 뒤인 2025년 3월 12일, 시흥시 이주배경청소년 지원 조례가 공포·시행됐다.
조례가 만든 변화는 곧바로 현장으로 이어졌다. 시흥시는 조례를 근거로 꿈키움네트워크 사업 주관 기관을 공개 모집해 매년 1억 원 규모 사업을 운영 중이다. 맞춤형 한국어 교실, 진로 탐색 프로그램, 사례 관리 시스템까지 체계화됐다. 조례 한 줄이 만든 차이다. 시흥시 이주배경주민과가 이 사업을 직접 챙기고, 학교·복지기관과 협업하는 구조다.
이봉관 시의원은 이 조례 제정을 의정 활동의 한 매듭으로 보지 않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해 자치행정위원장 자격으로 배곧 서울대병원 587억 원 지원 협약을 통과시킨 데 이어, 정왕4동 행정구역 조정까지 매듭짓는 흐름 속에서 이주배경청소년 조례를 "시작점"으로 규정해 왔다. 6,000명의 아이들이 시흥에서 한국 또래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실제 지원이 닿는 구조를 만들어 가는 일이 이 조례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김재욱 기자 - kaytoki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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