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환 경기권역장

언어 장벽과 높은 진료비 때문에 아파도 병원을 포기하는 외국인들. 이 문제가 개인을 넘어 지역사회 전체의 보건 안전과 직결된다는 인식 아래 경기도가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경기도는 지난 24일 '경기도 외국인 공공보건 접근성 향상 및 협력체계 구축 조례'가 경기도의회를 통과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조례의 가장 큰 의미는 외국인의 의료 접근 문제를 개인의 어려움이나 일회성 지원이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의 공공보건 안전망 구축 과제로 제도화했다는 데 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외국인에게 병원 이용은 현실적으로 큰 부담이다. 국제수가 적용으로 진료비가 높아지는 데다 언어 장벽과 의료정보 부족까지 겹치면서 증상이 있어도 병원 방문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도는 이런 상황이 개인의 건강 악화를 넘어 응급상황 심화, 감염병 확산 등 지역사회 보건안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조례를 마련했다.
조례의 주요 내용은 건강보험 미적용 외국인의 의료 접근성 향상과 공공보건 안전망 구축을 위한 도지사의 책무, 지원 대상과 우선지원 대상 규정, 협력의료기관·공공보건기관·민간 의료지원 연계기관과의 협력, 의료통역 및 보건의료 정보 제공, 예방접종·감염병 관리 등 공공보건 서비스 연계 등을 담고 있다.
지원 대상은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고 경기도에 90일 이상 거주한 외국인 가운데 공공보건상 필요성이 인정되는 사람이다. 이 중에서도 임산부와 영유아, 감염병 의심자 또는 확진자는 우선 지원받을 수 있다. 지원 범위는 감염병 예방, 모자보건 등 공공보건상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로 한정된다.
도는 조례를 근거로 우선 협력의료기관을 확보하고, 건강보험 미적용 외국인이 실제 진료와 공공보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의료통역·동행·상담·사례관리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또 경기도의료원 산하 6개 공공병원과 보건소 등 공공보건기관과 연계해 예방접종, 감염병 관리 등 필요한 진료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도는 이번 조례가 건강보험을 대체하거나 별도의 의료체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개인에게 의료비를 직접 지원하는 방식이 아니라 기존 제도와 지역 의료자원을 연계해 공공보건 사각지대를 줄이는 데 중점을 둔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치료 지연과 지역사회 보건안전 위험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김성환 경기도 이민사회지원과장은 "건강보험 사각지대에 놓인 외국인의 건강권 문제는 특정 집단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의 건강과 안전에 관한 문제"라며 "조례 취지를 바탕으로 의료접근성 향상과 공공·민간 의료협력체계 구축 방안을 면밀히 검토해 불필요한 오해와 논란을 줄이고, 지역사회가 공감할 수 있는 공공보건 안전망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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