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환 경기권역장

중증 장애인이 콜택시 한 번 타려고 몇 시간을 기다리는 현실에 구체적인 해법이 제시됐다. 공정·혁신·포용 경기준비위원회 산하 장애인동행 특별위원회(위원장 서미화)가 25일 추미애 경기도지사 당선인에게 장애인 분야 공약 검토 결과와 신규 정책 제안을 담은 활동 성과를 공식 보고했다.
특위는 당선인의 장애인 관련 공약 12개를 빠짐없이 검토하고, 현장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 6인이 추가로 발굴한 신규 과제 24개를 포함해 총 36건의 정책 검토서를 작성했다. 서미화 위원장은 이를 두고 단순한 공약 점검을 넘어 장애인 당사자와 현장 전문가들이 함께 만들어낸 정책 청사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떠오른 것은 중증 장애인의 이동권이다. 현재 경기도 특별교통수단은 차량 1대당 운전원이 약 1.2명에 불과해 하루 8시간 운행에 그치고, 중증 장애인의 대기시간이 수 시간에 달한다. 특위는 당선인이 공약한 '특별교통수단 차량·운전원 확대, AI 기반 장애인 콜택시 통합시스템'에 대해 차량 1대당 운전원 2.5명 기준을 확보해야 실질적인 24시간 운행이 가능하다는 구체적 실행 기준을 제시했다. 비휠체어 장애인은 바우처 택시와 연계해 리프트 차량 수요를 분산하는 방안도 함께 내놨다. 서미화 위원장은 "특별교통수단 운전원 증원 하나만 제대로 실현되어도 중증 장애인의 하루가 달라진다"며 조속한 공약 이행을 요청했다.
학대 피해 장애인을 보호할 쉼터 부족 문제도 재확인됐다. 도내 쉼터는 남부·북부 각 1개소로 단 2곳뿐이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경기남부장애인권익옹호기관에 접수된 학대 의심 사례만 2,102건에 달하지만 즉각 분리·보호할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하다. 특위는 미설치 권역을 중심으로 신규 거점 설치를 제안하는 한편, 경기도의료원을 피해 장애인 전담 의료기관으로 지정해 외상 치료·심리 상담·증거 채취를 한 곳에서 처리하는 '학대피해 장애인 의료·심리 회복 지원체계 구축'도 과제로 제시했다.
주목할 점은 새로 발굴된 24개 과제 중 14건이 예산 편성 없이 지침 개정과 제도 개선만으로 장애 도민의 체감을 높일 수 있는 비예산 과제라는 점이다. '경기도 장애인권리보장원 설립', '장애인정책책임관 신설', '정신장애인 보건·복지 행정 일원화' 등이 대표적이다. 한정된 예산으로도 정책 체감을 극대화할 수 있어 의지만 있으면 임기 첫해 즉시 추진이 가능하다는 것이 특위의 설명이다.
이 밖에도 적은 예산으로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포용 경기'의 상징 사업들이 제안됐다. 최중증 발달장애인의 도전행동을 지원하는 광역행동지원센터를 설치하는 '발달장애인 돌봄 공공화 위기지원 체계 구축', 정신장애 당사자가 직접 자립과 회복을 주도하는 '정신장애인 및 중증정신질환자 주도 동료지원센터 시범사업', 그리고 '최중증 와상장애인 첫 여행 프로젝트', '장애인 자립전환 브릿지' 등이다. 경기도가 전국 최대 규모로 운영 중인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의 제도적 안정화와 지속 확대도 과제에 담겼다.
서미화 위원장은 "장애인동행 특위는 이름 그대로, 민선 9기 내내 현장에서 끝까지 동행하겠다"며 "당선인의 단단동행 정신이 장애인 정책에서 먼저 꽃피우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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